공급망 원산지를 읽는 법 — 국산화율 '%'보다 대체 가능성이 먼저다
원산지 국가는 '자부심 지표'가 아니라 '리스크 지도'로 읽어야 정확하다.
로봇 상세 페이지의 공급망 표는 하위 시스템별로 어느 나라·지역에서 만들어지는지를 보여준다. 예를 들어 Unitree G1 EDU 페이지에서는 배터리 셀·구조 프레임·구동계가 중국, AI 연산 모듈이 미국(설계)·대만(파운드리)으로 표시돼 있다.
이 표에는 예전에 '국산화율 92%' 같은 구체적인 퍼센트 수치도 있었다. 하지만 실사(현장 확인)나 공식 공시 없이 나온 업계 평균 추정치였다는 것을 확인하고 2026년 9월에 삭제했다 — 원산지 '국가'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말할 수 있어도, 그 나라 안에서 정확히 몇 %가 생산되는지까지는 근거 없이 숫자로 단정하지 않는다는 원칙 때문이다.
국가 단위 원산지만 봐도 흔한 오해 하나는 피할 수 있다 — '국내(자국) 생산 비중은 높을수록 좋다'는 생각이다. 실제로 중요한 건 비율이 아니라 '대체 가능성'이다. 배터리 셀처럼 여러 나라에 공급자가 있는 품목은 특정 국가 의존도가 있어도 큰 리스크가 아닐 수 있고, 반대로 단일 해외 공급사에 사실상 전적으로 의존하는 부품은 그 자체로 위험 신호다.
G1의 경우 AI 연산 모듈이 미국 설계·대만 파운드리에 의존한다는 점이 페이지 곳곳에서 반복해 강조되는데, 이는 단순히 '수입품이라 나쁘다'는 뜻이 아니라 '수출통제 같은 정책 변수에 이 부품 하나가 그대로 노출돼 있다'는 뜻으로 읽어야 한다. 결국 공급망 표를 볼 때 던져야 할 질문은 '국산화율이 몇 %인가'가 아니라 '이 부품이 막히면 생산이 멈추는가, 대체할 곳이 있는가'다.
